자폐와 발달장애아를 키우고 있는 부모님들에게
자폐 아이의 엄마들이 가장 마음 아파하는 것 중 하나는 아마도 아이가 ‘혼자’가 되는 모습일 거예요. 친구가 없으면 어떡하지. 학교에서 외톨이가 되면 어떡하지. 커서도 혼자 지내면 어떡하지. 저도 이런 걱정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리는 아이가 혼자 있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고 있는 건 아닐까? 요즘 세상을 가만히 보면 꼭 자폐나 발달장애가 아니어도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여행하고, 혼자 취미를 즐기고,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예전처럼 많은 사람과 어울리지 않으면 사회에서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도 아니고요. 온라인으로 사람을 만나고, 필요한 일을 혼자 해결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관계를 선택하며 살아갈 수도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아이를 너무 ‘외톨이’라는 틀 안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폐라는 진단명 때문에 “이 아이는 친구를 못 사귈 거야.” “평생 혼자일 거야.” “사회성이 부족하니까 힘들 거야.” 라고 아이의 미래를 미리 결정해버리는 것. 어쩌면 그 생각이 아이보다 부모의 마음을 더 힘들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아이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반드시 많은 친구가 있어야 행복한 것은 아니잖아요. 한 명의 편안한 친구가 있을 수도 있고, 가족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할 수도 있고, 혼자 하는 일을 좋아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남들과 똑같은 삶이 아니라 자기에게 맞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 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저는 오히려 지금의 세상이 우리 아이들에게 조금 더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혼자서도 생활할 수 있고, 자신의 관심사를 직업으로 만들 수도 있고, 온라인으로 세상과 연결될 수도 있고, 꼭 다수의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아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대니까요. 그러니 아직 오지 않은 아이의 미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