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쓰기가 심한 아이|감정조절이 안 되는 이유와 자폐와의 관계

 

떼쓰기가 심한 아이|감정조절이 안 되는 이유와 자폐와의 관계

마트에서 장난감을 안 사준다고 바닥에 드러눕고, 옷을 갈아입기 싫다고 소리 지르며 발버둥 치고, 조금 전까지 웃고 있다가 갑자기 울음이 터지는 아이를 보면 부모는 당황스럽습니다.

"원래 이 시기 아이들은 다 이런 걸까?"

"떼쓰는 게 유난히 심한 것 같은데 괜찮은 걸까?"

"감정 조절이 안 되는 것도 자폐의 신호일 수 있을까?"

이런 순간마다 부모가 한 번쯤 던지게 되는 질문들입니다.

떼쓰기는 대부분의 아이가 성장 과정에서 한 번쯤 거치는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하지만 유난히 강도가 세거나, 오래 지속되거나, 특정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그 이유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아이가 떼를 쓰는 이유는 무엇인지, 감정조절 어려움은 자폐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부모가 집에서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언제 전문가 상담을 고려해야 하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1. 아이는 왜 떼를 쓸까요?

미국소아과학회(AAP)는 유아기에 감정을 강하게 느끼는 것을 스스로 억누르기 어렵고, 원하는 대로 되지 않거나 자신의 생각을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때 울음이나 소리 지르기 같은 방식으로 감정이 터져 나온다고 설명합니다. 이런 모습은 대개 12~18개월 무렵 시작해 2~3세 사이에 심해졌다가, 아이가 말로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표현할 수 있게 되면서 서서히 줄어듭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떼쓰기가 더 자주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원하는 것을 즉시 얻지 못했을 때
  • 익숙한 일과나 순서가 갑자기 바뀌었을 때
  • 피곤함, 배고픔, 졸림 등 신체 상태가 좋지 않을 때
  •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
  • 감각적으로 불편한 자극을 받았을 때

2. 감정조절이 유독 어려운 아이들이 있습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아이마다 감정을 다루는 방식은 다릅니다. 어떤 아이는 잠시 속상해하다가 금방 마음을 추스르지만, 어떤 아이는 한번 감정이 격해지면 쉽게 진정되지 않고 오랜 시간 울음이나 분노가 이어지기도 합니다.

감정조절이 유독 어려운 아이들에게서는 다음과 같은 모습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 작은 자극에도 감정이 크게 흔들린다
  • 한번 감정이 격해지면 스스로 진정하는 데 오래 걸린다
  • 같은 상황이 반복되어도 매번 비슷한 강도로 반응한다
  • 말로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몸으로 먼저 표현한다
  • 전환(활동이 바뀌는 순간)에 특히 취약하다

이런 특징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자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는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있는 아이들의 특징으로 사소한 일과 변화에도 크게 속상해하고 전환을 유난히 어려워하는 모습, 그리고 감각 자극에 남들보다 더 민감하거나 둔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3. 감정조절과 자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예상하지 못한 변화나 감각적인 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익숙한 순서가 바뀌거나,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거나, 주변이 시끄럽고 복잡할 때 다른 아이들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를 말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 그 답답함이 울음이나 소리 지르기, 몸부림 같은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즉, 떼쓰기 자체가 "버릇이 없어서"라기보다 아이가 지금 느끼는 불편함이나 스트레스를 다룰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아직 충분히 익히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다만 떼쓰기나 감정조절 어려움 하나만으로 자폐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언어발달, 사회적 상호작용, 반복행동, 감각반응 등 여러 영역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4.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 5가지

①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기 "화가 났구나", "속상했구나"처럼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부모가 먼저 말로 표현해주면, 아이는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법을 조금씩 배워갑니다.

② 예측 가능한 일과 만들기 다음에 무엇을 할지 미리 알려주면 아이가 느끼는 불안이 줄어듭니다. 그림카드나 간단한 일정표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③ 전환 시간을 미리 알려주기 활동을 갑자기 끝내기보다 "5분 뒤에 정리하자"처럼 미리 예고해주면 전환에 대한 저항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④ 떼쓰는 순간, 차분한 태도 유지하기 아이가 감정적으로 격해진 순간에는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보다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진정할 시간을 주는 것이 먼저입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영유아 발달 지원 자료에서도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는 반응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⑤ 감정이 가라앉은 후에 대화하기 떼쓰는 도중이 아니라 진정된 이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음에는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짧게 이야기 나누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5. 전문가 상담이 필요한 경우

다음과 같은 모습이 함께 나타난다면 소아청소년과나 발달센터 등 전문가와 상담해보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 또래에 비해 떼쓰기의 강도나 빈도가 눈에 띄게 심하다
  • 언어발달이 또래보다 뚜렷하게 늦다
  •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적거나 눈맞춤이 드물다
  • 정해진 순서나 방식에 지나치게 집착한다
  • 감각 자극(소리, 촉감 등)에 유난히 예민하거나 둔감하다

이런 모습이 한두 가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자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특성이 함께 나타난다면 조기에 전문가와 상담해보는 것이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나의 경험

아이 어린시 겨울, 어린이집 등원 준비를 하던 어느 아침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시계는 8시 10분을 가리키고 있었고, 저는 급한 마음에 아이 발 앞에 신발을 내려놓으며 오른쪽 신발을 먼저 신겨주려 했습니다. 그 순간 아이가 갑자기 바닥에 주저앉아 신발을 발로 차버렸습니다. "왼쪽! 왼쪽부터!!"라고 소리치면서요.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도 몰랐습니다. 신발 좌우가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 싶어서 "괜찮아, 오른쪽부터 신어도 돼"라고 달랬지만, 그 말이 오히려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습니다. 아이는 자지러지게 울면서 신발을 저 멀리 던져버렸고, 저는 결국 출근 시간에 쫓겨 아이를 안고 신발도 못 신긴 채 차에 태운 적이 있습니다. 차 안에서 아이는 30분 가까이 울음을 그치지 않았고, 저는 운전대를 잡은 채 속으로 '오늘 하루가 다 망했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날 저녁, 저는 아이가 신발을 신는 순서를 몰래 지켜봤습니다. 아이는 항상 왼쪽 신발을 먼저 신고, 그다음 오른쪽을 신었습니다. 한 번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그제야 알았습니다. 저에게는 사소한 순서였지만, 아이에게는 지켜야 하는 규칙이었다는 것을요.

그다음 날부터 저는 신발을 내려놓을 때 왼쪽부터 아이 앞에 놓았습니다. 별것 아닌 변화였는데, 신발 때문에 우는 아침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물론 이걸로 모든 게 해결된 건 아니었습니다. 신발이 아니어도 아이는 여전히 여러 상황에서 격하게 울었습니다. 마트에서 제가 카트를 다른 방향으로 돌리기만 해도 울음을 터뜨린 적도 있었고, 밥을 먹다가 숟가락 색깔이 마음에 안 든다고 식탁을 밀친 적도 있었습니다.

한번은 정말 지쳐서 아이가 우는 도중에 "그만 좀 해, 왜 자꾸 이래"라고 짜증을 낸 적이 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더 크게 울며 제 팔을 물었습니다. 그 순간 저도 모르게 화가 났지만, 동시에 '내가 지금 이 아이를 더 자극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아이가 격하게 우는 순간에는 말을 최대한 줄이고, 대신 옆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부터 해보기로 했습니다.

처음 몇 번은 저도 어색했습니다. 아무 말도 안 하고 옆에 앉아만 있으려니 손이 근질거리고, '이게 맞는 건가' 하는 의심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제가 말을 걸지 않고 그냥 옆에 있어 주기만 했을 때, 아이가 우는 시간이 조금씩 짧아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어떤 날은 5분 만에 울음을 멈췄고, 어떤 날은 여전히 20분 넘게 울기도 했습니다. 매번 똑같이 좋아지지는 않았습니다.

지금도 저희 집에는 여전히 떼쓰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다만 예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저는 이제 아이가 울음을 그친 뒤에 "아까 신발 순서가 바뀌어서 속상했겠다"처럼 그 순간 아이가 느꼈을 감정을 짧게 짚어줍니다. 아이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일 때도 있고, 아무 반응이 없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는 이제 아이의 떼쓰기를 "말썽"이 아니라 "아직 서툰 표현 방식"으로 보게 되었고, 그 시선의 변화가 제 마음을 훨씬 편하게 만들어줬습니다.


💏 유안의 한마디

떼쓰는 아이 앞에서는 저도 매번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우는 걸까" 싶다가도, 돌아보면 아이는 그 순간 자기가 가진 방법 중 가장 큰 목소리로 자신의 마음을 알리고 있던 거였어요.

완벽하게 반응해주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오늘 하루, 아이의 감정에 이름 하나 붙여주는 것부터 천천히 시작해보셨으면 합니다.

떼쓰기는 힘든 순간이지만, 아이가 아직 서툰 방식으로나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내용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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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HealthyChildren.org – "Temper Tantrums: What Parents Need to Know" (publications.aap.org)
  2.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 "Positive Parenting Tips" (cdc.gov/child-development/positive-parenting-tips)
  3. 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 – "Autism Spectrum Disorder" (nimh.nih.gov/health/publications/autism-spectrum-disorder)
  4. American Speech-Language-Hearing Association – "Communication Milestones" (asha.org/public/developmental-milestones)

※ 본 글은 위 공신력 있는 기관의 공개 자료와 육아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성 글이며, 의학적 진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아이의 상태가 걱정되신다면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