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상동행동 총정리|까치발 걷기·손가락 튕기기·빙빙 돌기·줄 세우기, 왜 할까요?

 

자폐 상동행동 총정리|까치발 걷기·손가락 튕기기·빙빙 돌기·줄 세우기, 왜 할까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까치발로 걸어 다니고,
손가락을 계속 튕기거나 움직이고,
제자리에서 빙빙 돌고,
자동차나 장난감을 일렬로 줄 세우기도 합니다.

어떤 아이는 같은 말을 반복하고,
같은 동작을 계속하며,
놀이 방법도 늘 비슷한 방식으로 고집하기도 합니다.

부모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가장 먼저 궁금해집니다.

"이런 행동이 자폐의 증상일까요?"

특히 인터넷에서 '자폐 상동행동'이라는 말을 접하면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가 자폐와 관련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상동행동처럼 보이는 행동 하나만으로 자폐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에서는 반복적인 움직임이나 말, 동일성에 대한 강한 선호, 제한적 관심, 감각 자극에 대한 특이한 반응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자폐가 아닌 아이에게도 발달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행동 하나가 있는지 없는지가 아니라 행동의 형태, 빈도, 강도, 맥락과 함께 사회적 의사소통과 발달 특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입니다.



1. 자폐에서 말하는 '상동행동'이란?

상동행동(stereotyped or repetitive behavior)은 특별한 목적 없이 같은 움직임이나 행동을 반복하는 모습으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 손이나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움직이기

  • 몸을 앞뒤로 흔들기

  • 빙빙 돌기

  • 물건을 반복해서 돌리기

  • 장난감을 일정한 방식으로 반복해서 사용하기

  • 같은 말을 반복하기

  • 물건을 계속 줄 세우기

등이 있습니다.

다만 부모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반복한다 = 이상하다'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반복적인 놀이를 자연스럽게 경험합니다.

자동차를 계속 굴리거나, 블록을 반복해서 쌓고 무너뜨리거나, 좋아하는 노래를 계속 듣는 것도 흔한 행동입니다.

따라서 반복행동 자체보다 그 행동이 아이의 생활과 발달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2. 까치발 걷기, 자폐 증상일까요?

까치발 걷기는 부모들이 자폐와 관련해 많이 검색하는 행동 중 하나입니다.

아이들이 발뒤꿈치를 들고 걷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 걷는 방법을 탐색하는 과정

  • 습관적인 행동

  • 특정 감각을 선호하는 경우

  • 근육이나 관절과 관련된 문제

  • 발달상의 다른 특성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폐 아동에게도 까치발 걷기가 나타날 수 있지만,

까치발 걷기만으로 자폐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오랫동안 지속되는 까치발 보행이나 한쪽 발만 지속적으로 까치발을 하는 경우, 보행이나 근긴장도 등에 대한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가 관찰할 때는

"까치발을 한다."

에서 끝내지 말고,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양쪽 발 모두 그런지, 평소에도 지속되는지, 뒤꿈치를 바닥에 대고 걸을 수 있는지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3. 손가락 튕기기·손 퍼덕이기, 왜 할까요?

아이들이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손을 퍼덕이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영어로는 흔히 hand flapping 또는 손의 반복적인 움직임으로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인다.

  • 손을 흔든다.

  • 손을 퍼덕인다.

  • 손가락을 눈앞에서 반복해서 움직인다.

  • 흥분하거나 기쁠 때 손을 움직인다.

  • 긴장하거나 불안할 때 같은 행동을 한다.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폐에서는 이런 반복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행동 하나만으로 자폐를 진단할 수 없습니다.

특히 아이가 흥분하거나 기쁠 때 잠깐 손을 흔드는 것과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놀이와 일상생활을 크게 방해하는 것은 다르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4. 빙빙 돌기, 왜 계속 할까요?

아이들이 제자리에서 빙빙 도는 행동 역시 부모들이 많이 걱정하는 행동입니다.

빙빙 돌기는 전정감각이나 움직임을 즐기는 행동일 수도 있고 단순한 놀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아이는

  • 계속 빙빙 돈다.

  • 돌면서 웃거나 특정 소리를 낸다.

  • 같은 행동을 오랫동안 반복한다.

  • 멈추라고 해도 쉽게 멈추지 못한다.

  • 놀이의 대부분이 회전이나 반복 움직임으로 이루어진다.

등의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때는 단순히 빙빙 도는 행동의 존재보다 그 행동이 얼마나 반복적이고, 제한적이며, 다른 놀이로 확장되는 데 어려움을 주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장난감을 줄 세우는 행동은 자폐 증상일까요?

자동차를 일렬로 세우거나 블록을 색깔별로 정리하는 행동도 부모들이 자폐와 관련해 많이 궁금해합니다.

하지만 장난감을 줄 세우는 행동 역시 그 행동 하나만으로 자폐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질서와 반복을 좋아하면서 자연스럽게 물건을 나란히 놓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다음입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놀이의 한 부분일 수 있는 경우

자동차를 줄 세운 다음,

"출발!"

하면서 자동차를 움직이거나 부모에게 자동차를 건네고 함께 놀이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조금 더 관찰이 필요한 경우

자동차를 줄 세우는 것 자체에만 강하게 몰입하고,

누군가 자동차의 위치를 조금만 바꿔도 매우 심하게 화를 내며,

자동차를 움직이거나 상징놀이로 확장하는 것이 거의 어렵다면 다른 발달 특성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즉,

"줄을 세운다"보다 "어떻게 놀고, 그 놀이가 얼마나 제한적인가"가 중요합니다.


6.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반복행동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① 즐거워서

아이에게 반복적인 움직임 자체가 재미있을 수 있습니다.

② 감각 자극을 얻기 위해

특정 움직임이나 소리, 촉감이 아이에게 특별한 감각적 경험을 줄 수 있습니다.

③ 흥분했을 때

좋아하는 것을 보거나 기분이 매우 좋을 때 반복행동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④ 불안하거나 긴장했을 때

익숙한 행동을 반복하면서 자신을 안정시키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⑤ 예측 가능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결과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편안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가 반복행동을 발견했을 때는

"하지 마!"

라고 바로 멈추게 하기보다 먼저 언제, 왜, 어떤 상황에서 나타나는지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7. 자폐의 반복행동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DSM-5-TR에서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진단 기준에는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관심·활동이 포함됩니다.

그 범주에는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① 반복적인 움직임이나 말

  • 손이나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움직인다.

  • 몸을 흔든다.

  • 물건을 반복적으로 돌린다.

  • 같은 말을 반복한다.

② 동일성에 대한 강한 선호

  • 작은 변화에도 매우 힘들어한다.

  • 일정한 순서를 고집한다.

  • 익숙한 경로가 바뀌면 심하게 불편해한다.

  • 같은 음식이나 같은 방식의 활동을 고집한다.

③ 제한적이고 강한 관심

특정 주제나 대상에 매우 강하게 몰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④ 감각 자극에 대한 특이한 반응

  • 특정 소리를 지나치게 싫어한다.

  • 특정 촉감을 강하게 회피한다.

  • 빛이나 움직임을 반복해서 바라본다.

  • 특정 감각을 계속 찾는다.

이 네 가지 영역 가운데 반복행동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발달 특성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8. 상동행동과 '습관'은 어떻게 다를까요?

부모 입장에서는 이 부분이 가장 어렵습니다.

아이에게 반복행동이 있다고 해서 모두 자폐와 연결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음과 같이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관찰할 부분       단순 반복행동일 가능성   추가 관찰이 필요한 경우
빈도       가끔 나타남         매우 자주 반복
상황       특정 상황에서 나타남       여러 상황에서 지속
놀이       다른 놀이로 확장 가능       특정 방식에만 몰입
변화       다른 방법을 받아들임       변화에 매우 강하게 저항
사회적 상호작용       사람과 함께 놀이 가능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제한적
의사소통       원하는 것을 표현함       의사소통에도 어려움
일상생활       생활에 큰 영향 없음       어린이집·가정생활에 영향

이 표에서 오른쪽 항목이 많다고 해서 자폐라는 뜻은 아닙니다.

평가가 필요할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9. 부모가 꼭 살펴봐야 할 것은 '상동행동' 하나가 아닙니다

자폐가 걱정된다면 반복행동만 계속 관찰하지 마세요.

오히려 다음 네 영역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회적 상호작용

  •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는가?

  • 부모와 즐거움을 공유하는가?

  • 다른 사람의 행동을 따라 하는가?

  • 또래에게 관심을 보이는가?

의사소통

  • 이름을 부르면 반응하는가?

  •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가?

  • 손가락으로 가리키는가?

  • 자신의 관심을 부모와 공유하려 하는가?

놀이

  • 장난감을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하는가?

  • 상징놀이가 나타나는가?

  • 부모와 놀이를 주고받는가?

반복행동과 변화에 대한 반응

  • 같은 행동을 계속 반복하는가?

  • 놀이 방법을 지나치게 고집하는가?

  • 일상의 작은 변화에 매우 힘들어하는가?

  • 특정 관심사에 지나치게 몰입하는가?

이 네 영역을 함께 보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10. 상동행동을 무조건 막아야 할까요?

반복행동을 발견하면 부모는 가장 먼저

"이 행동을 없애야 하나?"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반복행동을 억지로 없애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안전하게 지내고 있고, 의사소통이나 학습, 놀이를 방해하지 않으며, 아이에게 특별한 어려움을 만들지 않는 행동이라면 반드시 없애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그 행동이 아이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해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 위험한 행동으로 이어지거나

  • 피부나 신체를 다치게 하거나

  • 놀이와 학습을 심하게 방해하거나

  • 의사소통을 어렵게 하거나

  • 일상생활을 크게 제한한다면

전문가와 함께 원인을 살펴보고 적절한 지원 방법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11. 부모가 집에서 기록하면 좋은 '상동행동 관찰표'

반복행동을 발견했다면 영상이나 기록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관찰 항목기록 예시
행동         손가락 튕기기
언제         기분이 좋을 때
장소         집·놀이터
지속시간         약 2~3분
빈도         하루 5회 정도
직전 상황         좋아하는 장난감을 봄
행동 후          다시 놀이 시작
멈출 수 있는가이름을 부르면 잠시 멈춤
다른 발달 특성언어·눈맞춤 함께 기록

이렇게 기록하면 단순히

"손을 계속 움직여요."

라고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구체적인 정보를 전문가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12. 이런 경우에는 발달평가를 고려해보세요

반복행동 하나만으로 걱정하기보다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여러 영역에서 함께 나타나는지 살펴보세요.

  •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적다.

  • 눈맞춤이나 사회적 미소가 적다.

  •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행동이 적다.

  • 관심 있는 것을 부모에게 보여주려는 행동이 적다.

  • 언어발달이 또래보다 늦다.

  • 다른 사람과 주고받는 놀이가 어렵다.

  • 같은 놀이를 지나치게 반복한다.

  • 변화에 매우 강하게 저항한다.

  • 특정 관심사에 지나치게 몰입한다.

  • 감각에 대한 반응이 매우 다르다.

  • 이전에 하던 말이나 사회적 행동이 줄어들거나 사라졌다.

이런 모습이 여러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관찰된다면 소아청소년과, 발달 전문 진료기관 등에서 발달평가를 상담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발달의 퇴행이 의심된다면 기다리기보다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3. 자폐 상동행동에 대해 부모가 가장 많이 하는 질문

Q1. 까치발을 하면 자폐인가요?

아닙니다.

까치발 걷기는 자폐 아동에게서 나타날 수 있지만, 까치발 자체가 자폐의 진단 기준은 아닙니다. 지속적인 까치발 보행은 다른 발달·근골격 관련 원인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Q2. 장난감을 줄 세우면 자폐인가요?

아닙니다.

줄 세우기는 일반적인 놀이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반복의 정도, 변화에 대한 반응, 놀이의 다양성, 사회적 상호작용 등을 함께 보는 것입니다.

Q3. 손을 퍼덕이면 자폐인가요?

손 퍼덕이기 역시 자폐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자폐가 아닌 아이에게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행동 하나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Q4. 빙빙 도는 것을 좋아하면 자폐인가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이가 움직임을 즐기는 놀이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매우 반복적이고 다른 놀이로 확장하기 어렵거나 다른 발달 특성과 함께 나타난다면 평가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Q5. 상동행동은 반드시 없애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해롭지 않고 일상생활을 방해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없애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행동의 기능과 맥락을 이해하고 필요한 경우 지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4. 부모가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기준

자폐를 걱정할 때는

까치발 하나

손가락 움직임 하나

빙빙 돌기 하나

줄 세우기 하나

만으로 판단하지 마세요.

대신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우리 아이는 사람과 어떻게 소통하고 있을까?"

"다른 사람과 즐거움을 공유하고 있을까?"

"놀이가 다양한가?"

"변화를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을까?"

"반복행동이 아이의 일상에 얼마나 영향을 주고 있을까?"

이 질문들이 훨씬 중요합니다.


🌿 유안의 한마디

아이의 반복행동을 처음 발견했을 때 부모의 마음은 복잡합니다.

'혹시 자폐가 아닐까?'
'내가 뭔가를 놓친 것은 아닐까?'
'지금 바로 병원에 가야 하는 걸까?'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도 합니다.

특히 인터넷에서 자폐 관련 정보를 찾아보다 보면 아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자폐의 증상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 아이의 행동 하나가 아이 전체를 설명해주지는 않습니다.

까치발을 걷는다고 자폐인 것도 아니고,
손가락을 움직인다고 자폐인 것도 아니며,
장난감을 줄 세운다고 자폐인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 행동을 하는 아이를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사람에 대한 관심은 있는지,
부모와 눈을 맞추고 즐거움을 나누는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부모에게 보여주려 하는지,
놀이가 다양하게 확장되는지,
말이나 몸짓으로 자신의 생각과 요구를 표현하는지.

그리고 반복행동이 아이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 행동은 아이가 즐거움을 표현하는 방법일 수도 있고,
불안할 때 자신을 안정시키는 방법일 수도 있으며,
특정 감각을 느끼기 위한 행동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모님께 행동을 없애는 것보다 먼저 행동을 이해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문제행동'으로만 보이던 것이
'아이에게 무언가를 알려주는 신호'로 보이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반복행동과 함께 발달에 대한 걱정이 여러 영역에서 나타난다면 너무 오래 혼자 고민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평가는 아이에게 낙인을 찍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아이에게 지금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알아가는 과정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걱정하는 마음은 잘못이 아닙니다.

그 걱정을 아이를 더 자세히 바라보는 힘으로 바꿔주세요.

유안은 부모가 아이의 행동을 두려워하기보다, 그 행동 속에 담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나의 경험

아이를 키우면서 처음에는 아이가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크게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어린아이들은 원래 좋아하는 행동을 반복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것을 계속 하기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같은 장난감을 반복해서 가지고 놀거나 물건을 일정한 순서대로 놓을 때도 처음에는 그냥 “정리를 좋아하나 보다”, “이게 재미있나 보다”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반복되는 행동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도 자유롭게 가지고 노는 것보다 비슷한 모양의 물건을 한 줄로 늘어놓거나 순서대로 정리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습니다. 제가 다른 곳으로 옮겨 놓으면 다시 원래 자리로 가져다 놓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아이가 정리를 잘하는 것이 재미있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제가 아이가 만들어 놓은 줄을 모르고 치운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아이가 갑자기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시 물건을 하나씩 가져와 원래대로 놓으려고 했고, 제가 계속 정리를 하려고 하자 짜증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단순히 물건을 줄 세우는 행동만 볼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을 할 때 아이가 어떤 표정을 짓는지, 얼마나 반복하는지, 방해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또 아이가 흥분하거나 기분이 좋을 때 손을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손가락을 움직이거나 손을 흔들기도 했고, 어떤 때는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서 한동안 그 행동에 집중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모습을 보면 저도 모르게 “그만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볼까 봐 걱정되기도 했고, 혹시 이런 행동이 계속되면 아이에게 좋지 않은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억지로 손을 잡거나 행동을 멈추게 한다고 해서 아이가 편안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제지가 심해지면 아이가 더 예민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무조건 막기보다는 “지금 아이가 왜 이 행동을 하고 있을까?”를 먼저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자세히 관찰해 보니 반복행동이 나타나는 상황에도 어느 정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아이가 피곤할 때 더 많이 나타나기도 했고, 낯선 장소에서 긴장했을 때 반복행동이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자신이 좋아하는 놀이를 하거나 기분이 좋을 때도 같은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상동행동이 항상 “문제가 있어서 나타나는 행동”만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에게는 그 행동 자체가 재미있거나 편안할 수도 있고, 긴장되는 상황에서 스스로를 안정시키는 방법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아이가 빙빙 도는 행동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어지럽지도 않은지 걱정되어서 바로 멈추게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잠시 멈췄다가 다시 같은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그때부터는 무조건 하지 못하게 하기보다는 주변에 부딪힐 만한 물건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안전한 공간에서 행동할 수 있도록 지켜보려고 했습니다.

물론 모든 반복행동을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다칠 위험이 있거나, 일상생활을 지나치게 방해하거나, 다른 활동을 하지 못할 정도로 반복한다면 원인을 살펴보고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간단하게 기록해 보기도 했습니다.

언제 나타났는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얼마나 지속됐는지, 그때 아이의 기분은 어땠는지, 행동을 방해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렇게 기록하다 보니 제가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보다 아이의 행동에는 나름의 패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제 마음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아이가 까치발로 걷거나 손가락을 움직이고, 빙빙 돌거나 물건을 줄 세우면 “이 행동을 빨리 없애야 하나?”라는 걱정부터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먼저 아이를 바라봅니다.

“지금 아이가 즐거워서 하는 걸까?”
“긴장해서 하는 걸까?”
“감각적으로 자극을 받고 싶은 걸까?”
“혹시 불편한 것을 표현하고 있는 걸까?”

이렇게 이유를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아이의 반복행동을 관찰하면서 저는 한 가지 중요한 것을 배웠습니다.

행동만 보면 이상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그 행동이 나타나는 상황까지 함께 보면 아이를 이해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상동행동을 무조건 없애야 할 행동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아이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하나의 신호로 바라보려고 합니다.

물론 부모 입장에서는 걱정되는 마음이 먼저 생길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반복행동 하나만으로 자폐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의 의사소통, 사회적 상호작용, 놀이와 행동의 특성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에게는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는 시간이 단순히 이상행동을 찾는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아이의 행동을 볼 때마다 가장 먼저 생각하려고 합니다.

“이 행동을 어떻게 없앨까?”가 아니라
“이 행동으로 아이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걸까?”

그 질문이 아이를 바라보는 제 시선을 많이 바꾸어 놓았습니다.


🔗 유안에서 함께 읽어보세요

👲자폐가 처음 걱정되는 부모님이라면

「자폐 초기증상과 연령별 체크리스트」

👲아이의 감각적인 행동이 함께 나타난다면

「아이 감각과민 증상 총정리|소리·촉감·빛·냄새·음식에 예민한 아이」

👲자폐 진단이 궁금하다면

「자폐 진단 과정 총정리|검사부터 진단까지」

👲발달검사가 궁금하다면

「발달장애 검사 총정리|우리 아이 발달검사 종류부터 결과 해석·진단까지 부모가 꼭 알아야 할 것」



📚 참고문헌

  1.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Fifth Edition, Text Revision (DSM-5-TR).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Publishing; 2022.

  2. Hyman SL, Levy SE, Myers SM, et al. Identification, Evaluation, and Management of Children With Autism Spectrum Disorder. Pediatrics. 2020;145(1):e20193447.

  3. Lord C, Charman T, Havdahl A, et al. The Lancet Commission on the future of care and clinical research in autism. The Lancet. 2022;399:271–334.

  4.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Autism Spectrum Disorder: Sensory Symptoms and Related Clinical Information. AAP Autism Toolkit.

  5.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 Clinical Testing and Diagnosis for Autism Spectrum Disorder.


⚠️ 부모님께 드리는 안내

이 글에서 설명한 까치발 걷기, 손가락 움직임, 빙빙 돌기, 장난감 줄 세우기 등의 행동은 그 자체만으로 자폐를 진단할 수 없습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사회적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의 특성, 제한적·반복적 행동 및 관심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진단합니다.

또한 반복행동은 자폐 이외의 여러 상황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터넷의 체크리스트만으로 아이를 진단하기보다는 아이의 전체적인 발달과 일상생활의 모습을 관찰하고, 걱정되는 부분이 지속된다면 발달을 평가할 수 있는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